드디어 iPad 이 나왔다. 긴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현지 발표를 실시간으로 지켜본 후 고민하고 또 고민해 본 결과, iPad 은 쓰레기다. OSX 가 아닌 iPhone OS 를 사용하고, 단순히 iPod Touch 를 크게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디자인에, 아마존 강이 흐르듯 드넓은 테두리, 멀티태스킹 미지원, 플래시 미지원, 카메라의 부재 등 일일이 열거하자면 팔만대장경을 편찬할만큼 많은 단점들을 보유하고 있다. 언제나 열등감에 젖어 게거품을 물며 무식한 발언을 쏟아내는 애플까들 뿐만 아니라 애플을 사랑하는 사람들조차 이 요상한 물건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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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건 혁신은 저항을 불러왔다. 특히 우매하고 설익은 지식인들이 그것을 배척하고 깎아내리는 데 앞장섰다. 자신의 비합리와 비효율에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그것의 가치를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것이다. 현재도 그런 시대다. 고객이라는 이름의 병자들이 폭도처럼 덤벼들고 아무 가치도 없는 수준 낮은 지식들이 최신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공유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혁신이 가장 어려운 시대임에 틀림이 없다. 내가 아는 한 그런 혁신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기업은 전세계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다. 그리고 누구보다 애플이 그런 기업이다.

iPhone 을 통해 커뮤니케이션과 컨텐츠 산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버린 애플이 iPad 을 갖고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거라고는 좀처럼 믿기 어려울 것이다. 시시껄렁한 역사가 가르쳐 준 쓸데 없는 회의론을 배웠으니 말이다. '가장 우수한 디자인은 가장 심플한 것이다' 라는 말을 누구나 다 알고 있음에도, 그리고 그 증거를 눈 앞에서 보고 있음에도, 결국 부정하고 또 부정하는 게 지식 기반 사회라 불리는 이 시대의 슬픈 현실이다.

딱히 여기서 iPad 의 기능이나 장단점을 세부적으로 분석하여 장황하게 늘어놓고 싶지는 않다. 그런 글들은 이미 산더미처럼 많다. 다만 이 한 가지만 강조하고 싶다. 지금은 눈을 시퍼렇게 뜨고도 그 가치를 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람들도 길어야 수 개월 안에 보게 될 거라고. 이 황당한 도구가 가져올 놀라운 변화를, 그리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혹은 그 때도 여전히 굳은 열등감 하나로 애플까 활동을 하고 있을 불행한 자화상을.

iPad 은 쓰레기다. 시대의 어리석음을 반영하지 못하고 찬란한 미래만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두운 밤 별처럼 외로이 빛나는 한 조각의 쓰레기다.